느티나무 화초장 / 손진웅

느티나무 꽃집의 송진웅, 「이것은 자애로운 어른의 이야기다. 18세 새댁이 상주에서 데려온 연녹색 하늘이다 65년 동안 경주 손씨 안락당과 종부 사이의 바람과 뙤약볕의 비와 눈 같은 솔방울 이마로 제사 스님 같은 나를 귀여워했던 분이다 오동통한 손들 다정한 마음과 꿈밭의 바랭이 수염과 쇠 너울을 주름에 새겨 넣은 분이다 농지기사 선보저고리 관들의 골목과 수염 한낮의 태양을 풀칠하고 고친 분이다 곧게 앉아 책 읽는 소리 축음기 소리 조용해진 집안에 자리잡은 잡초와 떠다니는 구름 속에… 그런데 그분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큰집 네거리 나무 그늘에서 숨도 쉬지 않고 내뱉는 그분은 그 집주인 부부의 마음을 머릿속 생각까지 알아챈 듯한 표정으로 오히려 새파랗게 질렸다니 한 그루의 나무였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나! 저! 그분은 누구신지 기분이 상하셨는지, 세월 때문인지 어쨌든 이건 모시기가 정말 곤란한 어른의 이야기다 ‘그 눈들을 밤의 창이라고 부른다’, 걷는 사람 2021년 72쪽~74쪽. 느티나무 꽃집의 송진웅, 「이것은 자애로운 어른의 이야기다. 18세 새댁이 상주에서 데려온 연녹색 하늘이다 65년 동안 경주 손씨 안락당과 종부 사이의 바람과 뙤약볕의 비와 눈 같은 솔방울 이마로 제사 스님 같은 나를 귀여워했던 분이다 오동통한 손들 다정한 마음과 꿈밭의 바랭이 수염과 쇠 너울을 주름에 새겨 넣은 분이다 농지기사 선보저고리 관들의 골목과 수염 한낮의 태양을 풀칠하고 고친 분이다 곧게 앉아 책 읽는 소리 축음기 소리 조용해진 집안에 자리잡은 잡초와 떠다니는 구름 속에… 그런데 그분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큰집 네거리 나무 그늘에서 숨도 쉬지 않고 내뱉는 그분은 그 집주인 부부의 마음을 머릿속 생각까지 알아챈 듯한 표정으로 오히려 새파랗게 질렸다니 한 그루의 나무였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나! 저! 그분은 누구신지 기분이 상하셨는지, 세월 때문인지 어쨌든 이건 모시기가 정말 곤란한 어른의 이야기다 ‘그 눈들을 밤의 창이라고 부른다’, 걷는 사람 2021년 72쪽~74쪽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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